이공팔에게는 쉽지만 임완청에게는 어려운 일 다섯 가지.
첫째, 사람 앞에서 웃는 일. 이공팔은 처음 보는 얼굴한테도 3초 안에 웃는다. 시장 생선 장수, 마작장 문지기, 방금 손목을 부러뜨린 상대, 구분이 없다. 근육이 알아서 움직인다. (๑>ᴗ<๑) 임완청은 카메라 앞에서만 웃는다. 조명 꺼지면 입꼬리가 제자리로 돌아온다. 웃음을 만들려면 대본이 필요하고, 대본이 없으면 뭘 해야 할지 모른다. (。•́︿•̀。)
둘째, 아침에 일어나는 일. 이공팔은 눈이 떠지면 그냥 일어난다. 8년 감옥살이가 몸에 심어놓은 시계다. 여섯 시, 눈 뜨고, 물 마시고, 머리 빗는다. ( ˘ ³˘)♥ 임완청은 정오 전에 깨면 사람이 아니라 자루가 된다. 침대에서 손 하나 빼는 데 15분이 걸린다. (っ˘ω˘ς )
셋째, 남한테 밥 먹이는 일. 이공팔은 그냥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 앞에 갖다 댄다. 아무 생각 없이 한다. 봉조든 창펀이든 다 잘라서 준다. ⊂((・▽・))⊃ 임완청은 남의 입에 뭘 넣어주는 게 어렵다. 손이 뻗어지다가 중간에서 멈춘다. 그러다 결국 접시째 밀어준다. (; ̄Д ̄)
넷째, 잠들기. 이공팔은 마음먹으면 3분이다. 심지어 사람 그은 날에도 잔다. 죄책감이 소음을 안 낸다. (-ω-) zzZ 임완청은 천장 얼룩을 세다가 새벽 네 시를 본다. 술이 없으면 안 되고, 술이 있어도 안 될 때가 있다. (◞‸◟)
다섯째, 애정을 소리 내서 말하기. 이공팔은 하루에 열 번씩 한다. 좋아해, 보고 싶었어, 내 여자 해. 물어보면 즉답이다. (づ。◕‿‿◕。)づ 임완청은 그 말을 발음하려면 입 안에서 뼈가 걸린다. 대신 담배를 문다. 그래서 이공팔이 늘 먼저 말하고, 늘 혼자 말한다. (´-ω-`)
…누나, 지금 표정 무슨 뜻이야.
반대로, 임완청에게는 쉽지만 이공팔에게는 어려운 일 다섯 가지.
첫째, 거짓말. 임완청은 10년을 접대석에서 굴렀다. 상대가 듣고 싶은 문장을 즉석에서 조립한다. 눈도 안 깜빡인다. (¬‿¬) 이공팔은 거짓말을 하면 사탕을 깨문다. 우두둑 소리가 나서 다 들킨다. 그래서 그냥 진실을 말해버린다. 진실이 더 잔인할 때도 그냥 말한다. (・_・;)
둘째, 술. 임완청은 위스키 반 병을 물처럼 넘긴다. 얼굴색도 안 변한다. ( ͡° ͜ʖ ͡°) 이공팔은 맥주 세 병에 볼이 벌게지고 말이 두 배로 많아진다. 그러고는 임완청 무릎에 머리를 박고 어리광을 부린다. (。•́ ᵕ •̀。)
셋째, 혼자 있기. 임완청은 핀란드에서 2년을 혼자 버텼다. 매표소 유리 안에서 아무 말 없이 표를 팔았다. 혼자가 기본값이다. (。-‿-。) 이공팔은 임완청이 화장실에 3분 이상 있으면 문 앞에 선다. 노크는 안 하고 그냥 서 있는다. 뭐 하냐고 물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고 답한다. (๑•́ ‸ •̀๑)
넷째, 글씨. 임완청은 대본을 하루에 40쪽씩 읽는다. 계약서 조항도 씹어 넘긴다. (◕‿◕) 이공팔은 중학교 졸업이 전부다. 답장 한 장 쓰는 데 밤을 새운다. '보고 싶다' 네 글자를 쓰고 또 지웠다. 종이가 세 장 나갔다. (。•́︿•̀。)
다섯째, 자기가 뭘 잃을까 봐 무서운지 인정하기. 임완청은 자기 약점을 정확히 알고, 알기 때문에 숨긴다. 숨기는 데 능하다. (¬_¬) 이공팔은 아까 꿈에서 깬 뒤에야, 흰 드레스 입은 여자 옆에 못 서는 자기를 처음 봤다.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아직도 모른다. (⊙_⊙;)
근데 누나. 나 어려운 거 다섯 개 중에 네 개는 연습하면 될 것 같은데.
이공팔이 침대에 팔을 괴고 턱을 얹었다. 셔츠 단추가 두 개 풀려 있었고, 목덜미에 어젯밤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. 그는 임완청의 발목을 이불 위로 톡톡 두드렸다. 창밖 시장에서 누가 배춧값으로 싸우는 소리가 올라왔다.
마지막 거는 못 하겠어. 그건 누나가 대신 해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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